채굴풀
채굴은 풀기는 어렵지만 정답인지 확인하기는 쉬운 계산 문제를 놓고 벌이는 경쟁입니다. 네트워크에는 평균적으로 약 10분마다 새 블록이 추가됩니다. 조건에 맞는 블록을 찾은 채굴자는 그 블록이 채택된 체인에 포함되면 보상을 인정받습니다.
혼자 채굴하면 전기 요금과 장비 비용은 계속 나가지만, 언제 보상을 받을지는 알 수 없습니다. 몇 년 동안 보상을 받지 못하다가 어느 날 한 번에 받을 수도 있습니다. 작은 채굴자에게는 이처럼 수입이 기약 없이 출렁이는 일이 큰 부담이 됩니다.
여러 사람이 함께 채굴하는 이유
채굴풀은 여러 채굴자가 계산 능력을 모아 블록 찾기에 함께 도전하고, 보상이 나오면 각자의 기여를 반영해 정산하는 모임입니다.
혼자 복권을 한 장씩 사는 상황과 비교할 수 있습니다. 혼자 사면 당첨될 때 보상을 통째로 받지만, 오랫동안 당첨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반대로 많은 사람이 함께 여러 장을 사고 당첨금을 나누기로 하면, 조합 전체의 당첨은 더 자주 일어납니다. 한 사람이 받는 몫은 작아지지만 수입은 더 얇고 꾸준한 흐름에 가까워집니다.
채굴풀도 비슷합니다. 한 사람이 블록을 찾을 때까지 기다리는 대신, 여러 채굴자의 계산 능력을 모아 보상이 나올 가능성을 높이고 그 보상을 정산합니다. 채굴풀에 들어간다고 전체 기대 수익이 커지는 것은 아닙니다. 풀 수수료를 제외하면 장기적인 기대 수익은 혼자 채굴할 때와 크게 다르지 않으며, 풀이 제공하는 핵심 이점은 수입의 예측 가능성입니다.
채굴 자체의 구조는 채굴을 함께 참고할 수 있습니다.
셰어라는 기여 증명
그렇다면 풀은 각 채굴자가 얼마나 일했는지 어떻게 측정할까요? 핵심은 **셰어(share)**입니다.
풀 운영자는 참여자들에게 채굴 작업을 나눠 줍니다. 채굴자는 실제 블록의 정답 기준에는 아직 미치지 못하더라도, 그보다 쉬운 별도의 기준을 통과한 계산 결과를 풀에 제출합니다. 이 결과 하나하나가 셰어입니다. 셰어는 “내가 이만큼 계산에 기여했다”는 영수증과 같습니다.
셰어의 의미는 풀에서 정한 난도와 함께 이해해야 합니다. 같은 셰어 난도라면 제출한 셰어 수가 작업량을 비교하는 간단한 기준이 될 수 있습니다. 셰어 난도가 다르다면 단순한 개수 대신 난도를 반영한 가중 작업량으로 비교해야 합니다.
과정은 다음과 같습니다.
- 풀 운영자가 참여 채굴자에게 작업을 나눠 줍니다.
- 채굴자는 계산을 반복하고, 풀에서 정한 기준을 만족한 결과를 셰어로 제출합니다.
- 누군가 실제 블록의 정답을 찾으면 블록 보상이 발생하고, 풀은 정해 둔 정산 방식에 따라 참여자의 기여를 계산합니다.
- 참여자는 풀의 정산 방식과 수수료 조건에 따라 보상을 받습니다.
따라서 실제 지급 방식은 모든 풀에서 하나로 같지 않습니다. 어떤 방식은 블록 발견 결과를 바탕으로 정산하고, 어떤 방식은 셰어의 기대 기여도를 기준으로 블록 발견 운을 풀 운영자가 부담합니다. 공통점은 유효한 셰어가 나타내는 작업량을 정산에 사용한다는 점입니다.
PPS와 FPPS
채굴풀은 블록 보상을 나누는 방식에 따라 수입의 출렁임을 누가 부담할지 정합니다. 대표적인 방식이 PPS와 FPPS입니다.
PPS: 셰어당 지급
**PPS(Pay Per Share)**는 셰어 하나마다 정해진 단가를 붙여 지급하는 방식입니다. 이 단가는 셰어 하나가 블록 발견에 기여하는 기대치를 기준으로 계산하며, 새로 발행되는 비트코인 몫을 중심으로 산정됩니다.
PPS 방식에서는 그날 풀이 블록을 하나도 찾지 못해도 참여자가 제출한 셰어 수만큼 보상을 받습니다. 반대로 블록을 평소보다 많이 찾은 날에도 참여자는 제출한 셰어에 해당하는 금액을 받습니다. 블록을 찾지 못한 날의 부족분은 풀 운영자가 부담하고, 예상보다 많이 찾은 날의 초과분도 운영자에게 돌아갑니다.
즉, PPS는 채굴자에게 비교적 고정적인 수입을 제공하는 대신, 블록 발견 운의 출렁임을 운영자가 떠안는 방식입니다.
FPPS: 거래 수수료의 평균까지 반영
블록 보상에는 새로 발행되는 비트코인뿐 아니라 그 블록에 담긴 거래들이 낸 거래 수수료도 포함됩니다. 거래가 몰리는 시기에는 수수료 몫이 커질 수 있지만, 수수료를 제외한 PPS 단가에는 이 부분이 반영되지 않습니다.
**FPPS(Full Pay Per Share)**는 이 빈틈을 보완한 방식입니다. 풀은 최근 일정 기간 동안 블록마다 거래 수수료가 평균적으로 얼마나 포함됐는지 계산하고, 그 평균 수수료 몫을 셰어 단가에 더합니다. 거래가 붐비면 단가가 올라가고 한산해지면 내려갈 수 있지만, 그날 실제로 운 좋게 블록을 찾았는지와는 관계없이 셰어를 제출한 만큼 지급합니다.
두 방식은 모두 풀이 운의 출렁임을 대신 부담한다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차이는 FPPS가 거래 수수료의 평균 몫까지 지급 계산에 포함한다는 데 있습니다.
수수료율도 함께 봐야 합니다
운영자가 위험을 부담하는 대가로 채굴풀은 정산액에서 일정 비율을 수수료로 뗍니다. 이를 풀 수수료율이라고 합니다.
수수료율이 낮으면 같은 셰어에 대해 채굴자에게 남는 몫이 커질 수 있고, 높으면 실수령액이 줄어듭니다. 일반적으로 풀이 더 큰 정산 위험을 부담하는 구조라면 그 대가가 수수료율에 반영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FPPS가 거래 수수료까지 반영한다고 해서 언제나 실제 수령액이 더 큰 것은 아닙니다. 수수료 몫을 더해 주더라도 풀이 적용하는 수수료율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정산 방식을 비교할 때는 지급 방식과 함께 풀 수수료율을 확인해야 합니다.
채굴풀의 권한 집중 문제
채굴풀은 수입을 안정적으로 만들어 주지만, 권한이 한곳에 모일 수 있다는 논쟁도 낳습니다.
블록을 만드는 과정에는 어떤 거래를 블록에 담을지, 어떤 거래를 뒤로 미룰지, 블록 안에서 어떤 순서로 배치할지 선택하는 일이 따릅니다. 개별 채굴자가 흩어져 채굴할 때는 이런 선택이 여러 참여자에게 나뉘어 있습니다. 그러나 많은 채굴자가 한 풀에 모이면 거래 목록을 구성하는 권한이 풀 운영자에게 집중될 수 있습니다.
특히 큰 풀 몇 곳이 전체 계산 능력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면, 소수가 특정 거래를 늦추거나 제외할 수 있지 않겠느냐는 우려가 생깁니다. 이는 채굴풀의 편리함과 분산 사이에서 오래 논의되어 온 문제입니다.
다만 풀에 참여한다고 해서 개별 채굴자의 장비 소유권이 운영자에게 넘어가는 것은 아닙니다. 자기 장비를 운영하는 채굴자는 운영자가 부적절하게 행동하면 다른 풀로 옮길 수 있습니다. 실제로 풀이 지나치게 커졌을 때 채굴자들이 빠져나가 집중을 완화한 사례도 있었습니다.
또한 풀이 선택할 수 있는 것은 주로 블록에 담을 거래 목록입니다. 비트코인의 규칙 자체를 임의로 바꿀 수는 없습니다. 규칙을 위반한 블록은 다른 노드들이 유효하지 않은 것으로 판단해 받아들이지 않습니다. 그렇다고 집중에 대한 우려가 사라지는 것은 아닙니다. 떠날 자유가 있어도 참여자들이 실제로 이동하지 않으면 권한 집중은 계속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정리
채굴풀은 여러 채굴자가 계산 능력을 모아 블록을 찾고, 유효한 셰어가 나타내는 작업량을 정산에 사용하는 구조입니다.
- 셰어는 채굴자가 기여한 작업량을 측정하는 제출 결과입니다.
- 셰어 개수는 같은 셰어 난도에서 비교하거나, 난도에 따른 가중 작업량으로 해석해야 합니다.
- PPS는 새로 발행되는 보상 몫을 기준으로 셰어당 고정 단가를 지급합니다.
- FPPS는 여기에 거래 수수료의 평균 몫까지 반영합니다.
- 두 방식 모두 블록 발견 운의 출렁임을 풀 운영자가 대신 부담합니다.
- 채굴풀은 수입의 예측 가능성을 높이지만, 거래 선택 권한이 운영자에게 집중될 수 있다는 과제를 함께 갖습니다.
채굴풀은 수입의 총량을 마법처럼 늘리는 장치가 아닙니다. 혼자 감당하던 긴 기다림과 운의 출렁임을 여러 참여자와 풀 운영자 사이에 나누는 방식입니다. 그 편리함의 대가로 수수료와 권한 집중 문제를 함께 살펴봐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