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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과 은의 화폐 경쟁

금은 큰 거래와 장기 보관에, 은은 작은 일상 거래에 쓰이면서 오랫동안 함께 유통되었습니다. 그런데 19세기에는 금을 중심으로 통화를 연결하는 나라가 늘어났습니다. 린 앨든은 What is Money, Anyway?에서 이 변화에 대한 역사적 설명과 기술적 설명을 나란히 놓습니다.

왜 두 금속이 오래 남았을까

화폐에 높은 가치가 붙으면 더 많이 생산하려는 유인이 생깁니다. 구슬이나 돌처럼 기술 발전으로 공급이 크게 늘어난 재화와 달리, 금과 은은 축적된 재고에 비해 신규 생산량을 적게 유지해 왔다는 것이 앨든의 설명입니다.

그는 기존 재고를 연간 신규 생산량으로 나눈 스톡 투 플로우를 비교합니다. 2022년 글에서 제시한 금의 역사적 범위는 약 50100, 은은 약 1020 이상입니다. 이는 특정 시기의 재고와 생산량을 비교한 설명이지 앞으로의 생산 증가율이 고정된다는 뜻은 아닙니다. 산업에서 빠르게 소비되는 금속은 희귀해도 축적된 재고가 작아 이 비율이 낮을 수 있습니다.

금 채굴 기술도 발전했지만 접근하기 쉬운 매장지를 먼저 개발하면서 더 어려운 곳을 찾아야 했습니다. 앨든은 이 조건을 공급 증가를 제약하는 요인으로 봅니다. 생산 기술 하나만으로 희소성의 변화를 설명하기 어려운 이유입니다.

금을 대신하는 종이와 은행의 역할

금을 보관하고 그 금을 돌려받을 수 있는 청구권을 사용하면 무거운 금을 매번 옮길 필요가 없습니다. 여러 액면의 지폐와 은행 장부, 통신망은 금을 작은 금액으로 나누어 쓰거나 멀리 이전하는 데 도움을 주었습니다.

은행이 보유한 금보다 많은 청구권을 발행하면 모든 사람이 한꺼번에 금을 찾을 때 지급하지 못할 수 있습니다. 앨든은 금의 추상화가 결제의 편의성을 높이는 한편 은행과 준비금에 대한 의존을 키웠다고 설명합니다. 금 자체의 성질과 금을 청구하는 증서의 조건은 같지 않습니다.

뉴턴의 교환 비율과 네트워크 효과

앨든이 소개하는 배리 아이켄그린의 설명은 역사적 선택에 주목합니다. 1717년 잉글랜드 조폐국장이던 아이작 뉴턴이 관여한 금·은의 공식 교환 비율에서 은은 시장 가치에 비해 낮게 평가되었습니다.

공식 비율과 시장 가치가 다르면 사람들은 상대적으로 고평가된 돈을 지급하고 저평가된 돈을 보관하거나 다른 곳에서 사용하려 합니다. 그레셤의 법칙은 이러한 조건에서의 행동을 설명합니다. 아무 조건 없이 언제나 나쁜 돈이 좋은 돈을 몰아낸다는 뜻은 아닙니다.

영국의 무역과 금융이 확대되면서 영국이 택한 금 중심 체제와 연결할 유인도 커졌습니다. 금본위제 확산과 은의 화폐 수요 감소는 은본위를 유지한 나라에도 영향을 주었습니다. 이 설명은 금의 성질만으로 전환의 시점까지 정해졌다고 보지 않습니다.

지폐가 금의 약점을 줄였다는 설명

사이프딘 아모스는 기술 변화에 더 주목합니다. 금은 적은 양에도 가치가 커서 일상 결제에 나누어 쓰기 어렵고, 은은 그보다 작은 거래에 적합했습니다. 그런데 금으로 뒷받침되는 여러 액면의 지폐를 사용하면 금의 분할성 문제를 줄일 수 있습니다.

앨든은 두 설명 모두 의미가 있다고 인정하면서도 아모스의 설명에 더 설득력을 부여합니다. 공급 특성이 장기적인 방향을 설명하고, 정치적 결정과 네트워크 효과가 전환 시점에 영향을 미쳤다는 해석입니다.

그는 금과 은의 교환 비율이 장기적으로 벌어진 것도 은의 화폐적 수요가 줄어든 흔적으로 읽습니다. 이 관찰은 금과 은의 가격을 예측하는 공식이 아닙니다. 같은 재료라도 보관·결제 기술과 제도가 달라지면 화폐로서의 역할이 달라질 수 있다는 설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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